조부 투바키와 권태의 예언자, 그리고 니체
-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2022)
- 감독, 각본: 다니엘스(다니엘 콴, 다니엘 샤이너트)
- 출연: 양자경, 스테파니 수, 키호이콴 외
- 배급사: A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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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ents
조부(Jobu Tupaki)와 권태, No matters.
조부는 권태에 빠진 악의 보스로 나온다. No matters. 아무 의미도 없다. 모든 것은 무의미하다.
모든 우주를 경험하고 아무 것도 중요하지 않다고 선언하는 조부, 무한한 가능성이 무의미함으로 변하고, 무의미 앞에서 무력화된 존재.
조부의 모습은 단순한 악역이라기보다는 니힐리즘적 인물에 가깝다.
권태의 예언자, 조부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에서는 ‘권태의 예언자’라는 인물이 나온다. 이 인물은 이렇게 말한다.
“그러나 모든 것은 같다. 아무 소용없다. 무엇을 찾든 힘이 되지 못한다. 행복이 넘치는 섬은 더 이상 존재하지도 않는다!”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프리드리히 니체 저 / 정동호 역 / 책세상
모든 것은 같다.
아무리 반복돼도 결국 다 똑같고 무의미하다는 표현, 의지를 잃은 무관심, 탈진된 상태이다.
무엇을 찾든 힘이 되지 못한다.
힘에의 의지의 부재, 그 무엇도 삶에 대한 에너지가, 행복의 동기가 되지 못한다는 고백, 절망.
행복이 넘치는 섬은 더 이상 존재하지도 않는다!
희망이 없는 세상. 권태의 끝은 파멸이다.
조부 역시 모든 가능성을 경험한 끝에 No matters. 어차피 다 같다. 아무 의미 없다라고 선언한다. 그리고 베이글을 만들어낸다.
모든 것을 다 올린 베이글, 모든 것을 다 넣은 결과는 ‘공허’였다.

권태의 끝은 파멸이다. 그러나 그 권태를 뚫고 지나가면…
에볼린은 악착같은 동양인 어머니상을 대표하는 인물이다. 자녀와의 관계에서 계속 갈등이 생기며 멀어지고, 조이는 조부가 되며 권태의 화신이 된다.
그러나 에볼린 역시 딸 조부(조이)를 이해하기 위해 전 우주를 경험하며, 결국 딸에게 다가가며 손을 뻗는다.
조부(조이)와 에볼린의 대립은 단순한 모녀 갈등을 넘어서, 니힐리즘 대 극복의 의지, 허무에 대해 ‘그래도 손을 뻗는다’는 긍정으로 읽힌다.
에볼린은 딸을 이해하기 위해 다차원적인 현실을 경험하고, 그 무한한 허무 속에서도 한 사람(딸)에게 손을 뻗는 것을 선택한다.
“삶이 무의미하더라도, 나는 그것을 사랑하고 긍정하겠다.”
Amor Fati, 운명애
삶을 긍정할 힘
권태는 위험이다. 그러나 그 권태를 뚫고 지나가면 삶을 다시 긍정할 힘을 찾을 수 있다.
힘에의 의지
권태의 예언자는 시험이다.
그곳에서 멈추면 조부가 되어 베이글을 만들게 되고,
통과하면 에볼린이 되어 삶에 대한 긍정을 실천하게 된다.
생각해볼 질문들
- 모든 게 무의미하게 느껴질 때, 나는 어떤 선택을 해왔는가?
- 나는 나만의 ‘행복이 넘치는 섬’을 발견했는가?
- 내 삶의 선택들을 다시 해야 한다면 나는 어떻게 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