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도시 이야기 (with 협독조합)

1859년 발표된, 1789년 프랑스 혁명을 소재로 한 소설. 그렇기에 지금 시대와는 사람들의 생각도 행동도 많이 달라 보인다.

이들에게는 무엇이 가장 중요한 일이었을지, 무엇이 이들을 움직인 것일지 삶의 모습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된다.

협독조합 독서 모임 2024년 1월의 책, 두 도시 이야기

두 도시 이야기 (A Tale of Two Cities, 1859)

저자 : 찰스 디킨스 (Charles Dickens)

삶의 모습은 어떻게, 왜 달라졌나

두 도시 이야기에서 민초들은 귀족의 권위에 결코 도전하지 못했다. 자신의 아들이 마차에 치여 죽었음에도 제대로 된 항변조차 하지 못한다. 그저 애도해 달라는 말만 겨우 전할 뿐이다. 왜 이들은 단순히 굴복했을까. 지금 생각해보면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지만 이 시대에는 이게 원칙이었다. 슬픔이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 상황을 받아들여야 했다.

루시는 갑작스럽게 아버지란 존재와 맞닥뜨린다. 아버지란 존재를 전혀 인지하지 못한 채 살아오다가 눈 앞의 정신병자 같은 남성이 자신의 아버지라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이 때 루시는 이 사람이 단지 아버지이기에 충성한다. 그녀가 어떤 사람인지는 아래 문장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조용히 삶에 충실하고 선량한 의지를 가진 사람은 언제나 그렇듯 그녀도 시련의 시기에 더욱 의무에 충실했다.

두 도시 이야기

로리는 텔슨 은행의 자산 관리인으로서 생명의 위협과도 맞서며 역할을 수행한다. ‘정직한 직업인’, 비인간적이고 때로는 답답하게도 느껴지지만, 곧고 올바른,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다. 공과 사를 엄격히 구분하며 원칙을 지키는 모습에 때로는 경탄이 나오기도 한다.

삶의 모습에 대해 생각했다. 나에게 MZ 세대라는 말은 삶의 원칙을 제시 받지 못한 채 우왕좌왕하는 세대라는 말과 동일하게 들린다. 무엇이 옳은지 그른지 아무도 알지 못한다. 원칙이 없다. 그렇기에 서로 조심스러워만 한다. 원칙이 없으니까 평가할 수도 없고 모두가 정답이기에 아무도 정답이 아니다.

그저 돈이 되는, 그저 상품성이 있는 콘텐츠에 관심이 쏠리는 ‘현상’만 존재 할 뿐, 아무도 원칙을 제시하지 못한다. 그것이 틀린 답이든, 올바른 것이든 두 도시 이야기 속 사람들에게는 원칙이 존재했다. 나는 그것이 부럽다.

삶의 미덕이란 무엇일까?

시드니 카턴은 왜 자신을 희생했는가?

카턴에게서 ‘죄와 벌’의 로쟈를 떠올리게 된다. 삶에 대해 고민하는 지식인 청년. 무엇을 위해 살아가야 할지 알 수 없고, 무엇이 올바른 삶인지 고민하며 현실과의 괴리에 고통스러워하는 로쟈와 카턴. 이 때 로쟈는 세상이 잘못 되었다며 죄를 범했다면, 카턴은 자신을 희생했다는 점의 차이만 있는 것은 아닐까. 내게는 둘 모두 현실에 좌절하고 힘들어하는 지식인 청년으로만 느껴진다.

생각해 보면, 둘은 주변과의 대화가 적은 인물이었다. 이미 자신 안에 정답을 가두어 둔 채, 그저 실행하기만 하였다. 카턴의 경우 마지막 몇 구절이 더해지며 프랑스 혁명에 대한 비평을 웅변하고 있으나, 사족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카턴은 이미 희생하기로 한 결정 그 자체로 자신을 드러내고 있지 않나. 카턴이 혁명을 비판하기 위해 희생한 것은 아닐테니.

나는 알고 있다. 바사드와 클라이, 드파르주, 방장스, 배심원, 판사 같은 옛 체제가 붕괴된 후 생겨난 기나긴 대열의 새 압제자들이 더는 지금처럼 사용하지 않아도 결국 이 보복적인 도구에 의해 멸망하리라는 것을.

나는 알고 있다. 이 깊은 구렁텅이에서 솟아난 아름다운 도시와 현명한 사람들이, 시간이 걸릴지언정 진정한 자유를 위해 투쟁하고 승리와 패배를 겪음으로써, 현재의 악행과 그것을 잉태한 예전의 악행이 스스로 속죄하고 사라지리라는 것을.

두 도시 이야기

프랑스 대혁명

프랑스 대혁명에 대해서는 막연한 이미지들만 가지고 있었다. 두 도시 이야기 속 묘사된 혁명을 읽고 있자니,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에서 나온 유산 계급에 대한 처형 장면이 떠올랐다. 이런 일을 겪었기에 프랑스에서는 아직도 부와 권력을 과시하지 않고 숨기는 문화가 있겠구나 이해가 가기도 했다. 옳다, 그르다를 논하기 이전에 그 시절 거리의 피 끓는 열기, 거스를 수 없는 역동이 전해졌다. 이에 대해서는 귀스타브 르 봉의 군중심리를 함께 읽어보면 좋다고 한다. (숙제가 또 한 권 늘어났다. 🤣)

드파르주 술집 문 앞에서 포도주 통이 깨진 지 몇 년이 흘렀건만 그 붉게 물든 발자국들은 쉽게 지워지지 않았다.

두 도시 이야기

책에 나타난 상징

협독조합에서 귀동냥한 이야기들. 협독조합에서 이야기를 나누면 이렇게 지식이 늘어난다. 🥰

두 도시 – 아우구스투스의 신국론에서 이교도와 대결하는 신의 도시에 대한 개념이 나온다고 한다. 이 책에서는 파리와 런던이 그 대척점에 있는 셈이라고.

작가는 혁명에 대해 다소 부정적인 시각을 지닌 채 그저 관망하는 태도를 보이며, 무식한 군중들이 단순한 개인적 복수를 한다는 식으로 혁명을 묘사하기도 했는데, 본인이 살던 빅토리아 시대에 대한 자부심도 한 몫 했을거라고.

보지 않는 사람 – 드파르주 부인

드파르주 부인이 뜨개질을 하며 아무것도 보지 않았다는 묘사가 나온다. 뜨개질은 결국 살생부로 쓰였고 드파르주 부인은 복수를 위해 그 외에는 보지 않은 사람이다. 선을 선택하지 않았고, 개인적 원한으로 움직인다. 혁명에 대해 정당성을 더욱 희석하려 하는 작가의 의도가 느껴지기도 하는 인물.

구두 – 가장 낮은 위치에서 쓰이는 도구

생명을 다루는 고등한 일을 하던 박사가 가장 낮은 위치에서 쓰이는 구두를 만든다는 행위도 상징성이 엿보이는 장면이다.

텔슨 은행 – 도피성, 문명 사회

텔슨 은행은 영국의 은행으로 안전한 곳, 문명화된 곳이라는 이미지를 전달한다. 정직한 직업인들이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수행하는 곳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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